최종태는 부지불식간에 스스로 세우게 된 조형의 원리에 입각하여 형태의 생명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은 중요한 또 다른 모습은 이 원칙을 변용시키고 있음에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선, 그것도 직선의 작가이고, 디테일과 중간시각을 배제해 버리는 엄격성을 항시 유지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곡선과 적당한 살붙임을 통하여 자칫 단조로움에 빠질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곤 한다. 그의 얼굴상 조각을 보면 매끄러운 곡면(曲面)이 연출되고, 서 있는 인물상의 경우에도 측면의 선이 직선으로 처리된 예가 거의 없다. 이처럼 그는 언제나 더 많지도 적지도 않은 만큼의 곡선의 변화를 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