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자는 한국 현대섬유예술계의 1세대로서 평생을 염색과 직조작업에 바쳐 온 대표적 섬유예술가이다. 황무지와 같았던 현대섬유예술계에 타피스트리 작품을 현대미술의 조류 속에 진입시킨 개척자로서 이신자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 <심향>은 시리즈 작품으로 ‘마음의 고향’이라는 뜻을 담고 산과 바다, 계곡과 폭포 그리고 번개와 빗줄기 등이 하나로 어우러져 자연의 다채로운 정경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계절적으로는 늦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데, 이 당시 작가는 덕성여대 미술대학 학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바쁜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타피스트리 개인전 작품에 몰두하던 시기였다. 작가의 고향인 경북 울진의 바다와 자연은 이신자의 섬유예술세계를 종횡으로 관통하면서 꽃을 피우고 물결치게 하는 창작의 근원이었다.